미국항모부대의 구성원리 이시우 2004/03/01 246

미국 항모부대의 구성원리

1997년 11월 해상전 자료집의 일부로 작성
1998년 1월 미군 자료집의 일부로 수정 및 보완
1999년 8월 월간 플래툰 기고용으로 요약 및 발췌, 수정
1999년 11월 홈페이지에 공개
2000년 4월 도표 보완

어느나라 군대든 작전조직 (Operation Organization) 와 행정조직 (Administration Organization)를 구분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미국 해군은 유별날 정도로 이를 엄격하게 구분한다. 미 해군의 모든 함정들은 이때문에 이원적인 소속을 가진다. 따라서, 미 해군의 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어느 부대가 작전계통이고 어느 부대는 행정계통인지 눈여겨 보지 않으면 안된다. 작전계통과 행정계통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이유는 해군작전의 특성 때문이다. 육군과는 달리 해군의 경우 전쟁수행중에 각 함정간에 수시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이때 일일이 행정적인 소속마저 바뀐다면 그 절차 및 지원업무는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전시에 융통성있게 작전부대조직을 변화시킬수 있게하기 위해 항상 고정된 행정적인 지휘계통을 별도로 두게 된 것이다.

미 해군의 행정직인 지휘계통은 해군참모총장 ( CNO: 직역해서 해군작전부장으로 번역하기도 함) 에서 태평양함대 및 대서양함대로 연결된다. 이들 양 함대에는 수상함, 잠수함, 해군항공을 맡은 3개식의 행정사령부 (Type Command: 직역해서 유형사령부로 번역하기도 함)가 있다. 이들 행정사령부 예하에는 다시 행정적 임무를 맡은 전단 (Group)이 있다. 태평양함대에는 1항모전단 3항모전단, 5항모전단, 7항모전단, 1순양-구축함전단, 3순양-구축함전단, 5순양-구축함전단 등 7개의 항모를 보유할 수 있는 전단이 있다. 대서양함대에도 2항모전단, 4항모전단, 6항모전단, 8항모전단, 2순양-구축함전단, 8순양-구축함전단. 12순양-구축함전단 등 7개의 전단이 있다.
* 양함대 – 3개 행정사령부 – 7개 전단
95년 이후의 해군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항모전투단이란 새로운 개념의 편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항모전투단은 항모전단과 순양함-구축함전단을 뼈대로 만들어진다. 이 둘은 이름에 상관없이 모두 항모를 포함하고 있으며, 편성상에 차이점은 없다. 이처럼 과거의 행정조직 중 순양함-구축함전단은 항모를 보유한 전단으로 바뀌게 되었다.

예를들어 항모부대의 경우 현재 미 해군의 항공모함 1척은 2척의 이지스 순양함, 4척의 구축함을 포함하여 7척으로 구성된 항모전투단 (Carrier Battle Group:CVBG) 을 편성하게 된다. 이 항모전투단은 훈련과 작전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영구적인 조직이다. 과거에는 평시 행정조직상 항모는 함대 항공사령부 산하 항모전단에, 순양함과 구축함은 함대 수상함사령부 산하 순양함-구축함전단에 분리되어 소속되어 있고, 특별한 임무가 부여될 경우에만 혼성된 작전조직인 항모기동부대(Carrier Task Force) 혹은 항모기동전단 (Carrier Task Group)을 형성하게 되어있었다. 제6함대나 제7함대 같은 전진배치함대의 경우 항모기동전단이 거의 상설로 배치되어 긴급사태에 대비하고는 있었지만 영구적인 항모작전조직이 없는데 따른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 해군은 영구적인 상설 항모조직을 구상했고 그 연구결과에 따라 지금처럼 항모전투단을 편성하고 이를 통해 작전배치와 훈련을 모두 관할하는 체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현 편제상 항모전단 (Carrier Group) 과 순양함-구축함전단 (Cruisr-Destoyer Group) 은 항모 1척과 순양함 2척만으로 구성된 순수한 행정조직이다. 여기에 1개 구축함전대 (Destroyer Squadron)가 추가로 포함된 행정, 작전의 중간적 개념이 항모전투단 (CVBG)이며, 실제 작전에 투입될 경우 새롭게 증원되는 구축함과 각종 군수지원함, 그리고 공격 잠수함까지 포함하는 작전조직상 개념은 항모기동전단 (Carrier Task Group)이다. 다시말해서 항모전단, 항모전투단, 항모기동전단은 비슷한 말 같지만 엄밀하게는 서로 구별되는 용어이다.

기동부대(Task Force:TF)-기동전단(Task Group:TG)-기동전대(Task Unit:TU)

작전조직의 편제는 위와 같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미 해군의 공식적인 기동부대 (TF) 에 대한 정의는 “특정 작전 및 임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편성하는 임시 혹은 준영구적인 함대의 부대조직”이다. 마찬가지로 기동전단 (TG) 는 “기동부대의 주임무와 관련있는 특정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동부대의 지휘관에 의해 편성되는 기동부대의 예하조직”이다. 기동전대 (TU)는 “기동전단의 예하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 임무조직 (Task Organization) 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만들어지지만 각각의 임무에 따라 사전에 편성계획은 준비되어 있다. 예를들어 제7함대의 항모기동부대는 TF77로 정해져 있다. 다만, 최근에는 TF70과 TF77이 사실상 통합되어 TF70에 항모가 소속되어 있다. 이러한 임무부대가 편성되는 것은 해상기동훈련, 전진배치, 실전 등의 경우에 한한다.

예를들어 지중해에 항모 아이젠하워호가 작전중에 있다고 가정하자. 이 항모는 작전적으로 국방성 – 합참 – 유럽통합사령부 – 유럽통합사 해군구성군 – 제6함대 – 제60항모기동부대(TF) – 제60.1항모기동전단(TG)라는 작전지휘계통을 가질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이 항모는 국방성 – 해군성 – 대서양함대 – 대서양함대 행정사령부 – 8항모전단이라는 행정적인 계통을 가지게 된다.

걸프전 당시의 해군편제도 해군 작전조직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걸프전 당시에는 중동을 관할하는 제5함대가 편성되기 전이었고, 중앙통합군 해군구성군사령부도 별도의 상설사령부가 없었다. 이 때문에 7함대가 중앙통합군 해군구성군 사령부로 지정되고 7함대의 블루리지호가 기함으로 함대작전을 지휘했다. 또한, 6함대와 7함대 소속의 함정이 이 지역으로 급파되어 중앙통합사령부 해군구성군 산하로 편입되었다. 이때 중앙통합사령부 해군구성군 산하에는 TF154, TF155라는 2개의 기동부대를 편성하여 임무를 수행하였다. 154기동부대 (TF154) 는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4척의 항모로 4개의 항모기동전단 (Carrier Task Group) 를 구성했다. 155기동부대 (TF155)는 홍해에 배치되었으며 2척의 항모로 2개의 항모기동전단을 구성했다.

97년 이라크가 미국인으로 구성된 UN의 무기사찰된 입국을 거부했을 때 발생한 사태를 살펴보자. 이때 걸프전에 미리 파견되어 있던 항모부대는 니미츠 항모전투단 (태평양함대 제7항모전단) 이었다. 이 항모전투단은 정기적인 교대배치의 일환으로 배치된 5함대의 항모전투단이었다. 위기가 격화되자 추가로 파견된 항모부대는 조지워싱턴 항모전투단 (대서양함대 제2순양함 -구축함전단) 이었다. 이 항모전투단은 사태발생당시 지중해지역의 제6함대에 배치된 항모전투단이었으나 사건발생후 제5함대로 배속변경되어 즉시 걸프지역으로 파견된 것이다. 이 처럼 작전조직은 평시 행정조직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되는 조직이다.

현재 미국은 12척 항모체제를 취하고 있으며, 96년 미 국방성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적어도 2010년까지 이러한 기본골격은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6년까지 항모전투단은 태평양함대에 6개, 대서양함대에 6개가 각각 소속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CV66 아메리카호는 1996년을 기점으로 퇴역했으며, CV62 인디펜던스호가 1997년을 마지막으로 퇴역했다. 그 대신 CVN74 스테니스호가 1996년에, CVN75 트루만호가 98년중에 실전배치되어 이 퇴역함을 대체하게 되었다. 그런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CVN68 니미츠호가 핵연료교체주기에 들기 때문에 실전배치될 수 없고, 2001년부터는 CVN69 아이젠하워호가 핵연료교체주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역시 실전배치될 수 없다. 또한 CV67 케네디호는 현재 연습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결국 실전배치가 가능한 항공모함은 전체 12척에서 2척을 제외한 10척 체제를 앞으로 수년간 유지하게 된다. 이 10척의 항공모함으로 지중해에 전진배치된 제6함대에 1척을, 일본에 전진배치된 제7함대에 1척을, 중동지역에 전진배치된 제5함대에 1척을 각각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항모 7척을 미국 동해안의 2함대와 3함대가 반분해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3:3:3 (작전,훈련,정비) 원칙에 따르면 작전배치할 수 있는 항모의 수는 3-4척이 표준이며, 훈련중인 항모까지 배치하는 식으로 최대한 무리를 하여도 5-6척을 넘기는 힘들다. 최근 7함대지역에 항모가 두 대 배치되고 있는데, 실제로 작전배치된 항모가 4척이 된 것은 아니다. 미 해군 공식자료를 보면 99년 8월1일 현재 7함대에는 USS Kitty Hawk (CV 63), USS Constellation (CV 64) 등 2척의 항모가 배치되어 있다. 중동지역에 있는 5함대에는 USS Theodore Roosevelt (CVN 71)가 배치되어 있다. 중동지역에 배치되는 항모는 행정적으로 태평양함대와 대서양함대에 소속된 항모가 교대로 배치된다. 현재의 USS Theodore Roosevelt (CVN 71)는 대서양함대 소속 항모이다. 7함대에 2척의 항모가 배치되어 있는 대신 유럽의 6함대에는 현재 항모가 배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도 작전배치된 항모는 3척이다. 물론, 항모배치는 수시로 변경되는 것이므로 이 글을 독자분들이 읽을 때 쯤이면 항모배치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