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시우와의 동행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민중의소리 서평

사진작가 이시우와의 동행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

권종술 기자 epoque@vop.co.kr 최종업데이트 2015-04-14 17:06:18

사진작가 이시우와의 동행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

사진작가 이시우와의 동행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기타

이시우, 그는 사진가다. 평화운동가이고, 작가다. 그는 알면 알수록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성품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 그의 삶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담긴 책이 출간됐다. 이시우 작가와 대담을 통해 그의 삶을 정리한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다.

이 책은 최진섭 도서출판 말 대표가 이시우 작가와의 역사기행에서 3년간 나눈 대화를 정리한 대담집이다. 최 대표는 2011년부터 기회가 날 때마다 이시우 작가가 해설을 맡은 파주·철원·양구·강화·제주 등의 기행에 동행했다. 이시우 작가의 이야기는 한반도의 분단문제·미군의 군사전략·유엔사·유라시아 체계·독립운동사·양명학 등을 넘나드는 내용이었다. 최 대표는 해박한 지식에 기초한 이시우 작가의 해설을 들으며, 기행에 참가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과 그의 미학·사진관·세계관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서 대담집을 엮었다.

최진섭 대표는 이시우 작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공부를 하는지, 한 사람의 의식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그리고 이론과 실천이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세상에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이야 얼마나 많은가? 이시우 작가의 남다른 점은 지행합일(知行合一)에 있었다.”

명색이 사진작가인데 이시우 작가에게는 그 흔한 DSLR 카메라 한 대 없다. 오래된 필름카메라와 누군가 안쓰러운 마음에 전해줬다는 소형 콤팩트(똑딱이) 카메라 한 대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걸고 지뢰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홀로 유엔사 철폐를 주장하며 3천 리 길을 걷고, 국가보안법에 맞서 48일간 단식하고, 한겨울에 여의도에서 임진각까지 삼보일배 하는 평화운동가로서 활동하며 사진 작업을 지속했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사진 작업을 한 비무장지대, 미군, 유엔사, 한강하구, 국가보안법, 제주도 등에는 하나같이 한국현대사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내포돼 있다.

최진섭 대표는 “이시우 작가는 사진을 발바닥(그는 발가슴이라 말한다)으로 찍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 민통선 지역 구석구석을 걸어 다녔고, 미군을 주제로 사진 작업 할 때는 남한의 미군기지뿐만 아니라 일본과 독일의 거의 모든 미군기지를 탐사하고 다녔다. 강화에 있는 집에서 작업실까지 오고갈 때도 왕복 서너 시간의 거리를 항상 걸어 다닌다. 걸으면서 사색하고, 공부하고, 사진을 찍는 그를 ‘길 위의 도인’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며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아픈 것을 껴안은 채 작업하는 사진작가, 고독할수록 ‘주인으로서 성장해가는’ 이시우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 책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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