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명상23일째-유엔사와 미군의훈련2004/07/13 1133


유엔사와 군사훈련에 대하여

망양해수욕장
파도의 주술에 걸려 평생 바다를 잊고 산 할아버지.
망양리 바닷가에서 바위 턱엔 오늘도 한 할아버지 파도소리에 넋을 놓고 있다. 그 위에 떠있는 구름한점

훈련은 훈련일뿐인가?
독수리훈련 림팩 KITP(한국통합훈련 프로그램) 을지포커스렌즈등 정례적인 한미군사훈련이 개최된다. 이들 훈련이북과의 대결을 조장하고 긴장을 유발시키는 전쟁연습이라고 하여 비난을 하면 유엔사나 한미연합사는 논평을 통해 단지 정기적인 연습일 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훈련은 단지 훈련일 뿐일까? 미 해군의 오웬스 제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전전개활동 및 훈련은 적성국가의 군사적 의도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사전징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중요한 목표는 예상되는 적성국가의 군사적 의도라는 것이다. (high sea p251)

미국은 아랍에미리트에 공중급유기를 지원해주고 그 움직임을 은폐하기 위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라크로부터 원유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국제유가하락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던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에 대형 KC-135공중급유기 2대를 비밀리에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공중급유기로써 아랍에미리트는 영공상의 사면팔방에 공중순찰항공기를 상시로 띄울수가 있을 것이었다. 슈와츠코프, 파월, 정책담당차관인 월포위츠, 그리고 체니는 이 요청을 들어주자는 안을 상신했다. 국무부는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설득과정을 거쳐 7월21일 토요일 밤에 마침내 동의하는 쪽으로 돌아섰고, 백악관이 최종 승낙을 했다. 즉시 두척의 미해군함정을 항구에서 발진시켜 페르시아만 해상의 4척과 합류케 하는 미해군-아랍에미리트 합동군사훈련이 발표되었다. 이 훈련은 물론 KC-135기의 움직임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
(The Commaners사령관들 p228 보브우드워드 중앙출판사)

이처럼 군사훈련은 정치군사적 목적을 은폐하고자 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 더 극적인 훈련의 활용 예는 쿠데타나 상대국을 침공할 때인데 파나마의 쿠데타를 지원하는데 사용된 경우를 보자.

“노리에가를 제거하는 것은 미국의 계획상 상당히 중요한 일이므로, 설익은 지도자에 의한 설익은 쿠데타는 곤란합니다.”하고 파월은 말했다. 그는 최소한의 행동만을 원했고 미국측에서 어떤 어리석은 조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들어주기엔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 수백명의 병사를 동원해서 쿠데타 모의자들이 미국측이 봉쇄해주기를 원하는 도로에서 통장적인 군사훈련을 시행할 수도 있었다. 이같은 의견이 제시되었고, 이는 체니의 승인을 받았다. 둘째 요구사항, 그러니까 파나마시티를 경유하는 대 운하상의 아메리카스브리지(Bridge of the Americas)를 확보해 달라는 요구사항을 들어주려면 미군이 노리에가의 코만단시아 사령부에 접근할 수밖에 없게 되고, 다라서 그것은 통상적인 군사훈련을 가장하고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파월은 이 요구를 묵살했다.
(The Commaners사령관들 p123 보브우드워드 중앙출판사)

필리핀에서의 미군과 필리핀군과의 합동군사훈련인 ‘발리카탄’도 훈련이란 이름을 사용할 뿐
실제군사작전이었다.

특수부대원 160명 등 660여명의 미군과 필리핀군 1200여명이 참가하고 있는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은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과 연관된 이슬람 무장세력의 하나로 보고 있는 필리핀내 반군 아부사야프를 소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 헌법은 외국군의 훈련 참가 및 이동을 위한 일시체류는 허용하지만 주둔이나 필리핀내 전투행위 참가를 금지하고 있어 ‘훈련’형식으로 했을 뿐 실제로는 군사작전이다. 민다나오.바실란 섬을 중심으로 한 이 작전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한 겨 레] 2002-03-14 04면 02판

또한 훈련은 군사력을 과시하여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일종의 무력시위인셈이다.

미군 해병대는 이라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때맞춰 실시되는 한달간의 걸프지역 군사훈련에서 쿠웨이트 상륙작전을 실시할것이라고 미군 관계자들이 17일 밝혔다.
이 관계자들은 ‘이거 메이스(Eager Mace) 02′로 명명된 이 훈련에 헬기 수송선 ‘벨로우 우드’호가 이끄는 상륙공격부대 소속 해병대원 약 2천명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의 닉 밸리스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9월말로 예정된 상륙훈련”으로 3~4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 훈련에 상륙작전 및 육.해.공 부대가 모두 참여한다고 밝혔다. 걸프지역 군사훈련은 연례 행사지만 이라크와의 결전이 임박한 가운데 미 군사력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2002/09/18 연합뉴스)

반미정서가 강한 사우디에 걸프전을 위해 미군을 파병할 때도 ‘통상훈련’이란 이름의 훈련이 실시되었다.

걸프전 직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고 병력을 사우디의 국경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감지되자 미국은 체니를 파견하여 사우디국왕에게 사우디로의 미군배치를 설득하게 한다. 반미정서가 강해 미군의 주둔을 어떤식으로든 거부하던 사우디는 체니의 설득으로 미군의 주둔을 받아들인다. 이때 회담을 주선했던 미국 외교가의 수완가인 반다르왕자는 미군의 파병을 중동국가들이 좀더 뒤늦게 알려지게 하도록 통상훈련으로 위장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식을 잘알고 있는 반다르 다운 제안이었다.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기 전에 체니는 반다르와 그의 부친이자 사우디국방장관인 술탄왕자를 만나 명령이 하달됐음을 알려주었다….“자 이제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국왕이 말했다고 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합의된 사항인 것입니다.” 하고 반다르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자 한다고 알려주면서, 두나라는 단지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고 발표할 것을 제안했다.
사령관들 304~305쪽 보브우드워드 중앙출판사

이러한 훈련을 군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관성적으로만 보다가는 정작 중요한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치열한 미군감시만이 훈련과 작전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에 대한 폭격시점을 노출시키지 않기위해 기자들의 관심을 묶어놓고 작전의 기밀을 유지하는데 성공한 사례는 훈련과 실제 작전의 구별이 감시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얼마나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지 알게한다.

오후4시 50분 F-15 이글기가 최초로 목표물을 향해 이륙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다시 소환될수 있다. 공중급유기도 날아올랐다. 공중전의 돌입 시각이 점점 가까워 오고 있다. 체니는 언론매체에서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기자들은 규칙에 묶여 있었고,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항공기의 이동을 보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의례적인 기동훈련으로 비쳤던 것이다.
사령관들 414쪽 보브우드워드 중앙출판사

유엔사와 군사훈련
애초 내세운 목표와 다른 실제훈련의 전개는 그 군사적 의도를 의심해 보지 않을수없다.
독수리훈련의 막바지인 2004년 3월 27일(토) 오후 5시경 경기도 전곡사거리에서 24대의 미군차량이 줄지어 지나가는 것이 목격되었다. 그들 차량중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차량번호판에는 USMC F2009라고 씌여져 있었다. USMC는 US Marin Corp의 약자로 미해병대란 뜻이고 F2009는 그 차량만의 고유번호이다. 그 차량에 실려져 있는 관모양의 상자에는 다음과 같이 깨알같은 글씨가 씌여 있었다.

3 FSSG EQUIPMENT PLACARD RSOI
UNIT : CSSD-37
TYPE : TENT
SPOE : IWAKUNI

내용을 정리하면 이 상자는 이와쿠니 미 해병대 3야전근무지원단의 RSOI를 게시, 광고하는 장비를 넣은 상자로, 관리부대는 CSSD-37 즉 37전투근무지원파견대이며 내용물은 텐트이고 선적한 항구는 일본의 이와쿠니 미해병대기지인 것이다. 이들 전투근무지원부대 차량 24대는 판문점과 지척인 파주지역 민통선 안으로 들어갔으며 워리어베이스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방부와 한미연합사가 RSOI(한미 연합전시증원 훈련)연습과 독수리훈련이 ‘후방’에서 실시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라는 공식보도가 “사실과 다름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미연합사 공보 담당자는 “미군 해병대의 이동이 사실일 수 있지만 한미 해병대가 매년 두 차례씩 10년 이상 실시하고 있는 KITP(Korean Intergrated Training Program)훈련의 일환일 뿐 RSOI연습이나 독수리훈련과는 상관이 없고 RSOI연습은 방어적 연합전시증원훈련으로 후방훈련이다”라고 해명했다. 분명히 RSOI라는 글자가 확인 됐는데도 한미연합사공보관계자는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4년 3월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은 예년과 달리 휴전선과 가까운 평택에서 장비 하역훈련 등이 포함된 ‘프리덤 배너’ 훈련 등을 추가로 포함하고 있어 논란이 야기된 바 있으며, 미 국방부는 오는 9월부터 동해에 이지스함을 상시 배치키로 하는 등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엔사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훈련은 판문점 근처의 1번국도상공 방어작전훈련 정도가있고 나머지는 한미연합사나 주한미군 차원의 훈련이지만 이러한 훈련을 실제 전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구조는 유엔사란 점이다. 군사훈련에 일상적으로 참가하는 오끼나와의 해병대나 요코스카함대등이 모두 유엔사후방기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