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으로부터 금기를 깨라-시민의신문2005/07/26 800


“상상력으로부터 금기를 깨라”
이시우 준비위 공동집행위원장

2005/7/21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저도 처음엔 비무장지대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법전을 찾아봤더니 아니더라고요.”

한강하구에 배를 띄어보자는 발상을 처음 내놨던 이시우(38) 준비위 공동집행위원장. 그는 ‘왜 못갈까’ 하는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갈대 잎으로 평화의 배를 만들어 무수히 많은 배를 띄워 보낸 것이 간접체험이 돼 이번 일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이시우 위원장은 “상상력으로부터 금기를 깨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면 그게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유엔사해체를 촉구하며 3천m걷기명상을 한 바 있다.

시민의신문 양계탁기자
이시우 2005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준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이 위원장은 “조강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수역이고 역사적으로도 한반도 문물이 통하는 정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곳은 육지와 달리 유엔사 등의 허가 없이도 북과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과옥조 같은 곳”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유엔사령부의 허가가 필요해 아직 북으로 내달리지 못하고 있는 경의선을 예로 들었다. 무엇보다 그는 민간이 주도해서 한강하구 뱃길을 뚫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방부가 안전문제를 동어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법적하자가 없으니까 국방부가 안전문제를 동어반복적으로 제기하면서 들여보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안전하게 항해한다는 근거를 제시해도 같은 소리만 한다. 그러나 그쪽에서 안전을 위해 뭔가 안을 제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강하구는 유엔사가 항해규칙을 관리하고 있다. 군용선박은 못 들어가고 민간선박은 들어갈 수 있다. 국방부가 안전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조치할 수 없는 법적 조건 속에서 이 행사를 막으려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 그는 국방부의 전향적인 응답을 주문했다.

이시우 위원장은 “정전협정에는 한강하구를 가르는 어떤 규정도 없는데 하위 부속합의서에서 중간선을 그어놓은 것도 문제”라며 이후 한강하구 중간선의 무효화문제를 제기할 뜻도 밝혔다. 현재로선 중간선이 있어 남과 북은 횡적으로만 민간선박의 항해가 가능하다. 그는 중간선 지역에 많은 갯벌과 사구가 있어 남북 모두 배를 띄우게 되면 횡적으로만 항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갯벌을 피하기 위해선 북으로 조금 올라가거나 남으로 내려가는 등 서로 거쳐 가야 항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따라서 한강하구 뱃길이 열리게 되면 이제 이 중간선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으로 오가는 항행길이 열렸을 때 예상되는 민족경제적 이익도 언급했다. 개성에서 영종도로 물자를 옮기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인데 한강하구 뱃길을 이용하면 빠르면 40분, 늦어도 1시간으로 단축된다는 것.

그는 또 청둥오리를 북에 보내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8~9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유기농을 생산하는 모든 논에서 청둥오리가 나와 처치곤란이라고 한다. 그는 이 청둥오리들을 배에 태워 한강하구까지 간 다음 거기서 풀어 북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북으로 갈 순 없지만 동물이라도 북에 닿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의 농민들과 마을 이장 등이 모두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인 그는 “아이들이 직접 오리입수식을 하는 체험행사를 통해 실천이 곧 교육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은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실천적으로 알게 하는 거죠.” 그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육은 “상상력의 교육”이라며 웃어보였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