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통일 사진문화 구조2001/10/01

(3) 통일 사진문화 구조

통일 사진 문화구조를 짜는데 있어서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이중 가장 큰 변수는 정치적 변수이다. 통일방안이 흡수통일방안인가, 연방제식인가, 국가연합식인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정치논리를 벗어나서 사진계만의 구조를 만들자는 구상은 너무나 소박한 낭만주의일 뿐이다. 따라서 통일사진문화는 통일국가에서의 사진문화에 대한 계획이 아니라 분단 상태를 극복하기위한 사진문화의 계획으로부터 시작된다.

1) 사진창작
민족사진문화의 전통과 현대적 계승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와 완성 발전이 필요하다. 사진의 내용과 형식면에서의 백화제방이 필요하며 반통일적, 비통일적 창작을 통일사진창작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오는 기획이 필요하다. 앞서 얘기 했듯이 민족과 개인의 운명문제에 대한 수많은 의미있는 작품핵을 발견하고 훌륭하게 형상화해야한다. 사진 형상화의 측면에서는 우리민족이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의 전형을 탐구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진의 내용은 인식적 측면과 정서가치적 측면의 통일을 수반하는데 정서가치적 측면을 규정하는 것은 사람이 세계를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아리랑에 나타나는 가사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에 나타나는 비극을 해학으로 극복하며 발생하는 비장미처럼 우리민족의 세상보기는 단선적이지 않고 복선적이며 가히 반도적 특성을 반영한다. 이런 민족미학의 저력은 일상성과 역사성의 통일을 가능케하는 힘이 되리란 생각이다.
우리 스스로의 사진 미학에 대한 정립으로부터 남, 북의 사진문화를 친북이나 친남적 관점에서가 아닌 민족적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또 남, 북한 사진창작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전시회, 사진집, 다양한 매체창작이 이뤄져야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남북공동창작사업을 서로 제안하여 창작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확인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민족사상의 거처중에 하나인 서울의 명륜당과 개성의 명륜당을 민족사상연구의 차원에서 각각 작업하여 책이나 가능하면 전시회등의 형태로 교류할 수 있다.

2) 사진 교육
사진교육의 목표는 세계관 정립, 끼와 째의 개발, 숙련성의 개발, 창작방법의 이해와 적용등이다. 사진슬라이드를 통한 강연회의 성과는 사진을 매체로 이용한 시청각 교육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특히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신세대들의 장점을 살린 통일 연습은 대를 이어야할 통일운동에서 중요하다. 현재 양적으로 팽창해 있는 한국에서의 사진강습체계정립 또한 중요하다. 사진기 보급의 부족으로 우리만큼 대중되어 있지 못한 사진 북한에서의 1인1기교육등에 우리의 경험이 소중하게 활용될수 있다. 사진교육의 발전과 대중화는 분단이데올로기를 무력화 시키는 힘이 될수있다. 일제 때부터 있어온 요새지대 촬영금지법은 현재에는 분단 철책선등에 필요이상으로 접근을 막고 분단의식을 고착화하는 구실을 한다. 한명의 사진가가 처음 이런 풍경을 찍으러 다닐때는 별의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100명, 1000명으로 그 수가 늘어 나면 그 같은 억압적 요소는 다르게 변화 될 수 있다. 자유로운 교류협력이 보장된다면 교환강사와 같은 방식으로 사진 교육의 통합력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창작교류 뿐아니라 사진교육교류도 가능한 기획이다.

3) 사진 비평
비평의 본질은 칭찬해 주는데 있다. 여기에 과학적 근거와 공정성이 그 칭찬을 설득력 있게한다. 북은 친남적이 되고 남은 친북적이 되어 서로를 칭찬해주는 비평,평론문화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반 민족적인 사진문화에 대하여 반대하고 애정있는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비평은 각각의 개성에 기반한 작품의 차이를 극복하고 동질성을 확인 하도록 해야한다. 국가연합이든 연방제든 사진이나 다른 예술에 대한 공식적인 심의 기구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적으로 할 일을 비평가들이 해야한다.

4) 사진 산업
우리나라에서의 사진 산업은 자립의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한 반면 북은 나름대로의 과학 기술에 입각하여 부분적으로 자립적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의 성과를 보완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실사구시적인 연구와 교류가 필요할 것이다.

5) 사진 행정
북에서는 사진에 대한 심의기구가 강력하다. 하지만 북의 심의기구는 가위질 하는 기구는 아니다. 창작의 준비단계부터 계속 조언을 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그 행정적 기능이 있다. 이점은 대중문예운동에서 발전 시켜온 조직 창작의 개념과 비슷하다. 북에서는 수령의 교시가 관철되는 작품이어야한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아무래도 다른면이 있다. 그에 비해 우리의 조직창작에서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민족적 요구를 담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충분한 행정적 방조가 필요하다. 창작 조건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한 문제, 창작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 창작관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한 문제등이 입체적으로 해결되어 나가야 한다.

6) 사진 교류
만남 자체가 현안인 상황에서 만남을 위한 노력에 역량을 총 집중해야한다. 어느 목사님의 말씀처럼 만나면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만나기 전까지의 추측과 가설은 모두 파편적이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면 거기에 모든 것이 다 있다. 창작논의도 조직논의도 교류사업도 뭐든 다 할 수 있다. 소망과 계획이 관념이라면 만남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남은 기적을 일으킨다. 인식의 기적, 창작의 기적, 교육의 기적모든 기적이 일어난다.한번 기적이 일어나면 그 다음부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겠지만 그 한번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통일사진문화구조의 시작점이자 총집중점은 교류사업인 것이다. 교류의 가장 큰 목적은 서로 같은 사람이란 것을 느끼는 동질감 확인이다. 그것을 더 확장하면 차이의 인정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자체가 동질감의 전제이고 확산이기에 그렇다. 교류의 올바른 관점을 세우는 것은 첫 만남에서 목표도달까지 발생할 온갖 장애를 극복하기위해선 일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사진문화 연구발표회때, 정리한 체계적 관점에 서야 한다. 교류의 목표는 새로운 통일사진문화의 가치를 창조하는데 두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진교류를 전담하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교류에서 발생하는 원칙에서 실무까지의 문제를 해결해갈 전문적 정책생산이 이루어지고 실천력을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을 우호적으로 이일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류 전담 실무기구의 법위내에서 차후 만들어질 전민족적 사진조직 결성의 준비사업이 진행됨이 바람직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북교류의 뿌리인 민족역사문화를 체험 확인 발산하는 축제로서 10월3일 개천절을 남북공동의 문화축제로 기획할수 있을 것이다. 분단극복의 과제도 이러한 광범위한 민족의 저력 조직하는 기반에서 더 힘있게 추진될 것이다.

7) 사진 조직
전 민족적 사진 단체가 필요해 질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에 사진만의 별도 단체가 만들어 질리는 만무하다. 예술계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분과별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사진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쉽게 예상되는 일이다. 남,북한 전국차원에서 대중이 참여하는 통큰 기획행사를 통해 동질감을 확인하고 사진계에 주어지는 민족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일국가 성립이후까지도 그 기능을 발휘할 먼 걸음의 사진 조직 건설의 꿈을 가져봄직하다.
이러한 통일사진문화구조는 사진내의 완결된 체계라는 점에서가 아니라 다른부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능력, 즉 기능으로 그 생활력을 검증 받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