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한미군기지 사찰문제 제기-보니파스화학무기관..이시우 2004/06/25 201

http://www.gjunipia.org/Board/board.html?db_name=U_news&mode=view&num=501

2004-06-19 AM 10:15

< 북, 주한미군기지 사찰문제 제기 >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격한 검증이란 곧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엄격한 사찰을 가리킨다. 지난 90년대 초반 이른바 제1차 핵위기 때 북측에서 거론했다가 제네바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잠잠해졌던 미군기지 사찰 문제가 10여년만에 다시 북측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북한 노동당 외곽단체인 조선반핵평화위원회는 지난 16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조선반도를 비핵지대,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남조선 강점 미군기지들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조선반도의 핵문제 자체가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산생된 문제인 만큼 남조선 강점 미군기지들에 대한 검증과 핵 및 생화학 무기의 철폐야말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길이며 선결조건”이라고 규정했다.

먼저 주한미군 기지들을 국제사회 앞에서 전면적으로 공개 검증하고 미국이 핵 및 생화학 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남측에서 철수해야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91년 현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 행정부 때 남측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 결과로 남북 간에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채택될 수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미국의 핵무기 철수 선언에 깊은 의구심을 나타내왔다. 미측 선언 직후 일시적으로 언급을 삼갔으나 곧 다시 미군이 핵무기 1천여기를 남한에 배치해 놓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남측의 한 인터넷 언론매체가 “유엔사 경비대가 주둔하고 있는 캠프 보니파스에 미군이 그동안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무기가 탄약고에 보관돼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도한 이후 비난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사측은 “소방관 보호와 안전을 위한 표식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반핵평화위가 담화를 통해 공식적으로 미군기지 사찰 문제를 제기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 소속 경비대 탄약창고에서 화학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표식이 발견됐다”며 “이번 사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남한에서 핵무기를 철수했다고 하지만 그 여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었다.

반핵평화위가 `의심’의 진위를 가릴 `검증’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미군기지 사찰 문제를 거론한 만큼 앞으로 북측은 6자회담에서 거론되고 있는 미측의 대북압박에 미군기지 사찰 요구로 맞불놓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에서 미측은 북측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왔다면서 다시는 북측의 `거짓말’에 놀아 날 수 없다며 북측을 코너에 몰아 넣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은 기지 사찰에 한 번도 응해 본 적이 없다. 또한 군기지 사찰은 실제 현실화되기까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사안이다. 북측이 미군기지 사찰 문제를 10여년만에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명분으로 삼아 미측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려는 `미국 힘빼기 전술’의 일환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