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열려

“유엔사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열려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승인 2019.07.28 09:56:42

▲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이 주최한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이 27일 오후 미국대사관 맞은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오른쪽부터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이시우 사진가,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유엔사 관련 5가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첫 번째 질문입니다. 유엔사는 유엔의 결의로 창립되었다?”

“틀렸습니다. 50년 7월 7일 유엔안보리의 결의로 탄생한 것은 정확하게 통합군사령부였습니다. 그런데 50년 7월 24일 동경에서 미국이 유엔과 아무 상관없이 만든 것이 유엔군사령부입니다. 여튼, 유엔과 아무 관계없이 미군이 유엔군사령부를 만들었습니다.”

7.27 정전협정 66주년을 맞아 ‘유엔군사령부’가 도마에 올랐다.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이 주최한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이 27일 오후 4시 30분 미국대사관 맞은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것.

질문에 답한 3명의 전문가는 하나같이 유엔군사령부는 불법이고 해체가 정답이라고 했다.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와 이시우 사진가,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이 그들이다.

평화어머니회는 <세상은 요지경>을 <유엔사 요지경>으로 개사해 “유엔사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 유엔에서 만든 것도 아냐 / 유엔에서 돈 대지도 않아 / 야이야이 야들아, 내 말좀 들어라 /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라고 비꼬았다.

마술사 최정환이 유엔사기를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 펼치자 미국 성조기로 바뀌어 나타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평화어머니회 회원들이 낭독한 ‘정전협정 체결 66년, 7.27 국제행동의 날 선언문’을 통해 “일본의 재침략을 보장하는 불법, 무법의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미국은 유엔군사령부의 간판을 앞세워 남북간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을 방해하고 남북간 교류협력 사업을 사사건건 통제,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엔사 강화 조치를 통해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평화협정 체결이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이 평화의 시대에 냉전의 유물인 유엔사를 오히려 강화하려는 미국의 퇴행적인 행보는 용납될 수 없다”며 “유엔사의 가면을 쓰고 우리민족의 백년숙적인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의 길까지 활짝 열어놓으려는 미국의 행태는 더더욱 용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유엔사 해체를 요구했다.

▲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취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가 국제 공동행동 현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취지발언에 나서 “유엔사는 한국에 있고 유엔사 지원사령부는 일본에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 유사시가 되면 이 지원사령부를 통해서 일본 군대가 대한민국으로 바로 들어온다”며 “일본 재침략의 통로가 되는 유엔사는 반드시 해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규 대표는 “항일 불매운동과 주한미군 철수투쟁의 중간쯤 있는 것이 뭐다? 바로 유엔사 해체 투쟁이다”며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에 평화와 새 흐름이 넘실 넘실대도록 하는 이 투쟁의 선봉에 제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당이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오늘은 사상 최초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게 된다”며 “오늘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날 행사는 우선 오끼나와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측의 공동행동 제안에 따라 오끼나와에서는 평화운동센터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구축 강연학습회’가 공동행동 차원에서 진행”되고, “미국에서는 미국시간으로 7월 27일 LA와 뉴욕, 워싱턴 등 6개 도시에서 한국전쟁 종전을 촉구하는 행사를 치르면서 처음으로 평화협정 체결 요구와 함께 유엔사 해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류경완 공동대표는 “앞으로 유엔사 해체 국제공동행동은 캐나다, 일본, 영국, 독일 등 더 많은 나라로 확대돼 나갈 것이며 그 대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결과들을 종합해서 8.15, 9.19를 거쳐 9월말 유엔총회에 이 모든 결과들을 가지고 전 세계에 호소하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 박진석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최정환 마술사(오른쪽)가 유엔사기를 주머니에 넣었다가 꺼내 펼치자 미국 성조기가 나타났다. 정연진 AOK 상임대표가 보조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진석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은 “유엔사는 어차피 한반도가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해체되어야 되는 한시적인 기관에 불과하다”며 “정전협정에 정해진 것처럼 유엔사는 이제 방 빼는 준비를 해야한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유엔사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부터 빨리 해체를 준비하라고 강하게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석 변호사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있고, 한미사령부가 있고, 유엔사령부 3가지 기구가 있다. 그런데 이 3가지 기구의 사령관이 다 한 사람”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을 임명하면 그 사람이 곧바로 유엔사령관이 된다”고 말하고 유엔군사령부가 미국 정부의 기관이기 때문에 미국대사관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환 마술사 조력자로 등장한 정연진 AOK 상임대표는 “2015년에 30여명의 국제여성평화활동가들과 함께 북에서 남으로 걸어서 내려오려고 했는데, 그때 우리를 막아선 게 유엔사였다”며 “유엔사가 유엔의 정식기구인 줄 알았는데 미국이 유엔사를 사칭하고 있어서 이 문제를 많은 분들한테 알리기 위해서 나왔다”고 인사했다.

두 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포함해 10여개국 20여명과 해외동포 10여명 등 30여명의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2015년 평양을 거쳐 세계비무장의 날인 5월 24일 DMZ(비무장지대)를 걸어서 횡단하려했지만 유엔사의 불허로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평화어머니회 회원들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7.27평화대회’에 참석한 통일선봉대 등이 가세해 대오가 불어났다.[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 사회로 진행된 ‘7.27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은 50여명으로 시작해 같은 자리에서 이어 진행된 ‘7.27평화대회’에 참석한 통일선봉대 등이 가세해 대오가 불어났다.

(수정,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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