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이 몸의 중심이다.

문대통령의 장애인의 날 메세지에서 ‘우리의 몸의 중심은 머리도, 심장도 아니고 ‘아픈 곳’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기자가 이 말의 출처를 찾다가 저와 최진섭작가의 대담집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에서 발견하신 모양입니다. 이 말은 제가 국가보안법사건재판 1심 모두진술에서 인용했던 말입니다.

“우리 몸의 중심이 어디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데모크리토스라면 ‘심장, 뇌’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에피쿠로스라면 ‘아픈곳’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어느 한 곳이 아프면 모든 신경이 그곳에 집중되고 아픈 것이 치유될 때까지는 몸의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감옥에서 나오고나서 보니 이 말이 굉장히 유명해져 있었고 당연히 제가 원저자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른 글에서도 밝혔듯이 이말은 박노해시인의 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인용해온 말입니다. 박노해시인의 원작시를 소개합니다.

나 거기 서 있다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
가족의 중심은 아빠가 아니다
아픈 사람이 가족의 중심이 된다

총구 앞에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양심과 정의와 아이들이 학살되는 곳
이 순간 그곳이 세계의 중심이다

아 레바논이여!
팔레스타인이여!
홀로 화염 속에 떨고 있는 너

국경과 종교와 인종을 넘어
피에 젖은 그대 곁에
지금 나 여기 서 있다
지금 나 거기 서 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기자님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문 대통령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다”
‘제40회 장애인의 날’ 맞아 메시지 내놔… “장애인의 불평등 없도록 시스템 정비”
20.04.20 11:16l최종 업데이트 20.04.20 11:16l구영식(ysku)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애인에게 더욱 가혹했다는 진단에서 나온 메지지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시스템를 정비하고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픈 곳이 나으면 사회 전체가 낫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몸의 중심은 머리도, 심장도 아니고 ‘아픈 곳’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우리 공동체의 중심도 ‘아픈 곳’이다, 아픈 곳이 나으면 사회 전체가 낫게 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우리의 몸의 중심은 아픈 곳”이라는 말은 이시우 사진작가가 최진섭 전 월간 <말> 편집국장과 한 대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가는 지난 2015년에 펴낸 <사진, 평화를 상상하다>라는 공저에서 “몸의 중심이 아픈 곳이듯, 이 사회의 중심도 아프고 소외된 곳”이라며 “그곳의 문제가 풀릴 때 사회와 세계의 모순이 해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다,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들에게 재난은 훨씬 가혹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이 닥쳤을 때 장애인에게는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마스크와 같은 방역물품은 어떻게 공급되어야 하는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돌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온라인 수업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좀 더 세심해져야만 그나마 재난 앞에서 조금은 더 평등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19를 교훈삼아 재난이 닥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불평등하게 더 큰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겠다”라며 장애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정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지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체감하는 기회가 되었다”라며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점이 참으로 고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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