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순님의 시2010/01/25 738

이시우의 통일이야기

엄경순
겨울 보릿잎이 짚더미를 비집고 빼꼼히
고개 내밀어보니
마악 달려간 군용트럭의 배기가스에
한숨을 쉬며 푸욱 꺼지는
땅덩어리

보릿잎들이 흙더미를 뒤집고
분분히 일어나
꺼진 땅덩어리를 깨우며
우리 어매아베는 자식새끼들때매 산다고
수다스런 싹들이 결을 맞추고 있을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초봄
임진강 버들강아지
‘피 ㄹ 히’ 소리 들린다.

우연히 편지를 정리하다 낯선 이름이 있어 열어보니 시가 한편 적혀있었습니다.
99년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첫번째 개인전에 왔던 동국문학회원이었고 98년에는 서문연의장을 했던 엄경순이라고 자기 소개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기억이 납니다.
10여년 전에 졸업을 앞두고 있었으니 지금쯤이면 사회생활도 오래하시고 결혼도 하셨을만한 나이시군요. 한참을 잊고 있던 편지의 시를 감사의 마음과 함께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