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예운동 전망있다.2002/03/24

통일문예운동 전망있다.

사진가, 문학예술청년공동체 조직위원장 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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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사람을 만나면 즐겁게 하는 인사말이 있다. “북한은 잘 갔다 오셨어요?” “다음달에 나가신다면서요” “나진선봉에 진짜 빠찡고가 생겼습디까?”

문목사님과 임수경양이 처음 북에 발을 디딜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이제 북한행이 곧 감옥행이 되던 시절과 달리 경제협력이나 문화교류사업은 왠만한 것은 거의 가능해졌다. 그래서 마치 북한에 갈 수 있는 것이 특권과 능력으로 비춰진다. IMF하에서도 가장 신나는 사업중 하나가 북과의 사업이고 현재 북에서도 남은 교역 순위 3위국으로 되어 있다. 김대중정권의 정경분리 교류원칙과 4월18일 김정일의 민족대단결 5대방침 제시는 남쪽이 북쪽의 교역순위 1위국이 될 것임을 쉽게 예측하게 한다. 본격적인 남북교류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 집권 동안 통일은 가장 장사 안되는 주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장사 잘되는 주제가 되고 있고, 될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통일문예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북쪽 사업을 하는 기업인에게 물어보았다. “영종도가 자유무역지대가 되면 북도 여기에 참여할수 있는데 북이 어느정도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가?” “정확히 말할순 없지만 의지는 많다, 그러나 능력이 안된다.” 북의 경제적 인프라가 붕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적 인프라는 다르다. 북에서의 예술사업은 가장 경쟁력있는 사업부문중의 하나이다.김정일이 예술부문에서 당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김일성 생존시에 혁명사업에서 가장 자신을 애먹인 것이 예술가였다는 유언과 관련 있다. 혁명의 미래를 걸고 정성을 기울인 만큼 북의 예술은 부분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것들도 있다. 영종도에 공장을 세우진 못하지만 극장을 세울순 있을 것이다. 극장을 당장 못세운다면 공연단을 파견할순 있을 것이다. 또한 문예교류는 경제교류에 비해 부작용보다는 호작용이 많은 부분이다. 나진선봉에 노점이 생기고 빠징고가 생겼다. 돈이 가는곳에 매춘과 도박, 폭력이 간다. 최용해 사로청위원장을 비롯 당간부들이 남한이나 서방의 돈에 매수되었다는 혐의로 숙청되었다. 그러나 문예교류는 남북간의 사상의식을 상호 변화 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북도 선호한다. 실제로 범민족대회의 합의도 처음엔 문화를 통한 하나됨이 출발이었다.

그럼 우리는 이런 문예교류의 전성시대를 앞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것인가? 통일문예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 인사동의 화랑에는 북한미술품이 창고에 수북히 쌓여 있다. 그러나 북한미술을 감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어서 위작이 판을 치고 북과의 관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장사꾼들이 움직이는 속도를 예술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교류는 현재의 기대와 설레임에도 불구하고 통일국가를 지향하지 않을때는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오랜동안 교류만 하다가 통일이 관성화된 주제가 되어 버릴수도 있다. 통일문예는 하루 빨리 통일문예의 본성과 전략 전술에 기초한 기획력이 붙어야 장사꾼들이나 정치가들에 의해 왜곡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통일문예는 궁극적으로 민족문예가 전국적 차원에서 발전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데 본성적 임무가 있다. 때문에 통일문예는 분단의 상처를 극복할뿐 아니라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는 문예이다. 통일문예는 ‘민족의 운명이 곧 나의 운명’이라는 민족주의를 전파시키는데 창작과 교류의 방향을 집중시켜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되 장기적인 전략과 전술을 가진 기획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영종도-강화도-인천을 거점으로 하고 성산대교부터 시작되는 한강하류 비무장 지대에 평화문화교류지대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평화문화교류를 위한 민족문화 대동제를 이 지역을 중심으로 10월에 남북공동으로 개최하는 것이 전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월 민족문화 대동제를 통해 남북통일문예운동의 전망을 풀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