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총아, 전지 기술 이시우 2003/12/28 346

21세기 총아, 전지 기술

http://www.dapis.go.kr/journal/200203/j115.html

국방과학기술에서 전지·전원 기술이란 전기에너지를 생성하여 무기체계에 공급하는 기술을 말한다. 무기체계가 정밀해지고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전원 장치도 더 작고 가벼우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하여야 할 필요가 있으며, 안정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인류의 미래 청정 에너지 발생장치로서 전지의 원리는 무엇이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갈 것인지에 대하여 전망해보고자 한다.

 전지란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이다. 전지의 종류는 크게 1차 전지, 2차전지(충·방전 가능), 비축전지, 연료전지로 나눌 수 있다. 1차 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1회용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전지, 수은전지 등이 그것이다. 이에 반하여 2차 전지는 충전이 가능한 전지로 자동차용 밧데리가 대표적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장기간 저장 후(보통 연 단위) 사용이 가능한 비축전지가 개발되어 주로 유도무기의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래에는 지속적으로 연료를 공급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연료전지가 탄생하게 되었다.

전지 원리

 전지의 원리를 휴대폰 전원으로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리튬이온전지는 뒤〈그림 1〉과 같이 음극, 양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다. 분리막은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전자의 이동은 차단하고 이온 (리튬이온과 그 상대이온)은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해액은 이온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매개이다. 전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방전과정을 말하며, 화학반응 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 때(방전)에는 전자들이 도선을 통하여 음극으로부터 양극으로 이동한다. 음극에서 전자를 잃고 생성된 리튬 양이온은 전해질을 통하여 양극으로 이동한다. 충전은 방전과 반대로 진행된다. 최근에 생산되고 있는 리튬 이온 폴리머전지(리튬 폴리머전지 또는 폴리머전지)는 리튬 이온전지를 좀더 개량한 것이다. 액체였던 전해액을 고분자 전해질로 바꾸어서 액체를 밀봉하여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였다. 더욱이 가벼운 알루미늄 다층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함으로써 경량화가 가능하고 형상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전기에너지와 환경

 현재 에너지 자원은 화석연료인 석유가 주종이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화석연료의 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가스와 산화질소 공해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산화탄소가스는 식물들의 광합성에 의해서만 순환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권에 계속하여 축적되면서 지구 온난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산화질소는 더욱 심각하여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성층권의 오존을 파괴하며, 대기권에서는 오히려 오존 생성의 원인 물질이다. 이러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로 세계 각국은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규제하기 시작하였다. 세계 에너지 소비량 중에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4%에 달하고,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오염도 이에 비례하여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에너지 정책운동(Energy Policy Act:1992), CARB 규정(03년까지 무공해차량 10% 판매 의무화) 및 지구온난화 방지 교토회의(97년 12월,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의무화) 등을 통하여 환경오염 방지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화석연료는 환경오염이라는 문제점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고갈될 수도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수십년 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저공해 에너지 공급원 개발의 필요가 절실하다. 따라서 수소가 미래의 무공해 대체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배기가스는 물이 생성되며 물은 계속 순환되므로 무공해 연료자원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분해 및 저장 방법이 개발된다면, 수소는 바닷물에서 분해하여 얻을 수 있으므로 무궁무진한 자원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이용하여 전기에너지를 발생하도록 하는 전지가 연료전지이다. 연료전지는 전기화학 반응에 의하여 수소와 산소 등의 연료의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는 장치이다. 수소와 산소가 촉매에 의하여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전기를 생산해 내기 때문에 효율이 높고 공해물질의 배출이 없다. 또한 소음도 없으며, 수명이 길고 취급이 간단하다. 연료전지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인산형 연료전지(Phosphoric Acid Fuel Cell·PAFC), 알칼리 연료전지(Alkalin Fuel Cell·AFC),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olten Carbonate Fuel Cell·MC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e Oxide Fuel Cell·SOFC), 고분자 연료전지(Sold Polymer Electrolyte Fuel Cell·SPEFC 혹은 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PEMFC)로 구분되며, 동작되는 온도에 따라 고온형, 저온형 연료전지로 나누기도 한다.

 고분자막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고분자 연료전지(PEMFC)는 상온(작동온도 40∼80℃), 상압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출력밀도도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고 소형화가 용이하여 이동 또는 비상용 전원으로 매우 적합하다. 전기자동차의 전원으로도 각광을 받는 고분자 연료전지는 실용화에 가장 앞서 있고 전기를 발생하는 기술측면에서의 운전도 용이하지만, 수소의 생산 및 저장기술, 저온 작동성능, 수중작동, 전장에서의 안전성 등에는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작동원리는 거의 같으나 사용 연료에만 차이가 있는 전지가 있다. 수소를 대신하여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직접메탄올 연료전지(Direct Methanol Fuel Cell. DMFC)가 그것이다. DMFC는 PEMFC보다 출력 에너지밀도는 낮으나, 연료의 취급이 용이하고 PEMFC보다도 더욱 작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작동온도 40∼80℃).

 연료전지는 밧데리 대체나 야외에서 전지 비상충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므로 군사용 전원으로도 전망이 밝다. 현재는 군용전원으로 밧데리가 주로 응용되었으나, 지상개인작전용 요구 조건에 맞추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에너지밀도를 갖는 전원을 필요로 하므로 밧데리를 대체하기 위한 군사용 연료전지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군용전지

 군수용 전지는 현재 일부 특수목적의 군용 전지를 제외하고는 일차전지로 망간전지, 알칼리 망간전지, 수은전지 등이, 이차전지로 납축전지, 니켈·카드뮴전지 등이 주로 응용되고 있다. 군용전지는 민수용 전지에 비하여 신뢰성이 높아야 하며, 사용온도 범위(-30∼+63℃)가 넓고, 환경시험(진동, 충격, 고도, abuse 시험 등) 규격이 까다로운 편이다.

 21세기 디지털 전장환경에서는 병사들이 통신장비, 컴퓨터 등을 휴대하게 되므로 이들 전자장비의 전원으로 사용되는 고에너지 밀도의 전지 (같은 에너지를 보유할 때 작고, 가벼운 전지)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냉전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과거의 군수기술 주도 정책을 탈피하고 저비용, 고효율화를 위하여 군용전지의 요구 규격을 완화하거나, 혹은 민수용 전지의 성능을 보완하여 군용전지로 적극 응용하려는 추세에 있으며 이렇게 민과 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려는 기술을 민군겸용기술 (Dual Use Technology)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미국의 경우 이차전지로는 리튬 이온전지를 민군 겸용 응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지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의 군용 전지 시장에서도 리튬 이온전지 및 리튬 폴리머 전지가 종래의 납축전지나 니켈·카드뮴 전지에 비하여 소형, 경량화가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이므로 군용 전지로의 응용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튬 액체양극 전지(리튬일차전지)들은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개발되어 주로 군용으로 응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테크라프에서 Li/SOCl2 전지를 92년에 개발하여 종래에 사용되었던 알칼리망간 전지를 대체하여 사용되고 있다. Li/SOCl2전지 시스템은 에너지 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질량당 에너지밀도: 468 Wh/kg, 부피당 에너지밀도:845 Wh/L), 고율방전, 우수한 저온특성, 긴 저장수명(storage life) 등의 장점을 갖는다. 알칼리망간 전지팩을 Li/SOCl2 전지팩으로 교체하는 경우 가격은 3∼5배 정도 비싸지지만 무게는 1/3 정도, 부피는 1/2 ∼1/3 수준으로 향상되며, 전지운영시간도 약 1.5배 길어진다.

비축전지

 비축전지(reserve battery)는 일차전지의 최대 단점인 장기 저장시의 성능 열화 및 용량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제시된 것이다. 긴 저장수명(약 10년)과 짧은 방전시간 동안 높은 출력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비축전지는 평상시에는 전지구조에 전해액을 주입하지 않거나 분리한 형태로, 혹은 고체전해질 상태로 전지의 활성이 없는 상태에서 저장되며 사용시 전해액을 전지구조 속으로 주입하거나 고체전해질인 경우는 열을 가하여 용융염(400℃부근)을 만들어 전지가 발동된다. 비축전지는 그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여러 발동 방법이 개발되었으며 일반적으로 표와 같은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전해액활성 비축전지는 긴 방전 지속시간과 큰 전류가 요구될 때에 사용된다. 더욱이 Li/SOCl2 비축전지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Zn/AgO (아연/산화은) 비축전지에 비하여 저온 특성이 좋고, 에너지 밀도가 커서 소형·경량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열전지는 전해액활성 비축전지에 비하여 활성화 시간 (activation time)이 빠르고, 젖은 상태 수명(wet stand life)이 짧다. 또한 전지 시스템이 견고하므로 높은 신뢰성을 요구할 때에는 Li, Al Alloy/FeS2 열전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표〉 비축전지 발동방법
● 전해액활성 비축전지 (electrolyte-activated battery)
전해액 주입에 의해 활성화되는 전지(Li/SOCl2 전지, Zn/AgO 전지)
● 열전지 (heat-activated battery, thermal battery)
고체전해질이 열에 의하여 용융되며 활성화되는 전지(Li, Al Alloy/FeS2 전지)
● 해수전지 (water-activated battery, seawater battery)

 ▲ 전해액 활성 비축전지

 비축형전지는 전극조립체와 전해액이 분리되어 보관되어 있다가, 발동장치가 작동되면서 전해액이 전극조립체 쪽으로 유입되어 전지가 활성화된다. 전해액은 전극조립체와 분리보관하기 위하여 금속박막 등으로 격리된 별도의 용기에 저장한다.

 전지는 가스발생기나 압축 상태의 프레온 가스 등에 의한 압력으로 격리막이 파단되면서 전해액이 전극조립체에 주입되어 발동된다. 통상적으로 격리막을 파단시키기 위해서는 전해액 압력에 의한 파단이나 점화장치의 압력을 이용하는 스퀴브(squib) 절단장치 등 별도의 금속박막 파단장치를 사용한다. 별도의 파단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전극조립체와 전해액 저장용기 사이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야 하며, 스퀴브(squib) 절단장치에서 발생하는 점화기 가스의 밀봉장치 등이 필요하다. 전해액 압력을 이용하여 금속박막을 파단시키는 경우 비교적 높은 압력이 필요하며, 균일한 압력에서 파단되는 금속박막을 제조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전해액은 수축 가능한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의 주름상자(bellows), 또는 피스톤을 갖춘 저장용기에 보관된다. 전해액 주입은 가스 발생기 또는 고압의 액상 프레온 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압력에 의해 주름상자의 압축 또는 피스톤의 이동으로 가능하다. 전해액은 비압축성 액체이므로 전해액이 주입되면서 전해액 저장용기내의 전해액 부피가 감소되면 피스톤이 이동하거나 주름상자가 변형하며 전해액 주입이 계속된다.

 현재 미국의 기술은 에너지 밀도가 89Wh/kg, 158Wh/L 이며, 이글 피처 테크놀로지(Eagle-Picher Technology)사에서 Li/SO2Cl2 대용량 비축형 전지를 생산하여 THAAD 미사일의 전원으로 응용하고 있다. 이 분야의 선진국 기술 (미국, 프랑스, 러시아)은 거의 완성된 기술이라고 판단되며, 가까운 미래에 관련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기대되지 않는다.

 ▲ 열전지(Thermal Battery)

 열전지는 상온에서는 고체전해질 상태로 전지의 활성이 없는 상태에서 저장되었다가, 가열기술(pyrotechnic)을 이용하여 고체전해질이 용융염 (400℃ 부근)으로 변하여 전지가 활성화된다. 음극으로는 알칼리 혹은 알칼리 토금속을 사용하는데 주로 리튬합금을 이용하며, 양극은 전이금속의 황화물이다. 가열장치(pyrotechnic heat source)는 음극과 양극 사이마다 장착한다. 열전지는 무게당 혹은 부피당 출력 (specific power)이 크며 자가방전이 없고, 보수유지(maintenance)도 불필요하다. 또한 저장수명(storage life 혹은 shelf life)이 긴 편이며, 발동시간 (activation time 혹은 rise time)이 빠를 뿐만 아니라 작동온도(operation temperature) 범위도 넓다. 더욱이 견고하며 높은 신뢰도 등의 장점도 있다. 반면 활성 유지시간 (activated life)은 용윰염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에 해당하므로 1시간 미만으로 비교적 짧으며, 전지 표면 온도가 높고 일회용이라는 단점이 있다. 활성 유지시간이 길어지면서 전압특성이 감소하는 문제점도 있는데 출력전압은 작동온도나 부하 등에 영향을 받는다. 발동시간은 전기화학 시스템과 크기에 따라 다르나 주로 0.025초∼3초 정도이다.

 열전지의 전압은 셀의 직렬연결 적층수로 전류는 전극 면적으로 조절한다. 각셀은 전극의 전기화학적 조성과 부하저항에 따라 1.6~3.3V의 전압을 가지며 직렬연결 수에 따라 전지전압이 달라진다. 전류는 실제 전극반응면적을 조절하여 바꿀 수 있다.

 ▲ 미래의 보조 전원

 최근의 군 기술은 공격무기와 방어 무기체계가 정밀해지고,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전지·전원장치가 주요 핵심부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래 병사체계에 있어서는 보병들이 감당하여야 할 무게의 25∼35%가 전원장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보병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하여 주 전원뿐만 아니라 보조에너지원의 연구도 절실한 상황이다. 미래의 보조 전원은 주위의 활용되지 못하는 무공해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병사 개인들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보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 가운데 하나가 보병들이 보행에서 발생하는 기계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주변의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서 활용하는 시스템을 보조 전원으로 사용하게 되면 전지의 충전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 또 다른 보조에너지로 관심 받고 있는 분야가 생체에너지 시스템이다. 이는 인간이 음식을 먹고 소화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생체에너지 시스템 혹은 식물의 광합성 시스템을 모방하여 에너지를 변환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