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태운 배 북녘땅 앞까지 운항…”뱃길 열리길”-연합뉴스


사진 인천시청 최경만 피리명인, 유지숙 명창

사진 인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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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천시청 이자현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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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태운 배 북녘땅 앞까지 운항…”뱃길 열리길”
2021-10-14 10:17

인천시, 강화도서 망향배 운항…한강하구 민간 개방 노력


강화도에서 운항하는 망향배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실향민을 태운 ‘망향배’가 14일 인천 강화군 석포리선착장을 떠나 운항하고 있다. 2021.10.14 tomatoyoon@yna.co.kr (끝)

통일부와 인천시는 2021 서해평화 특별기간을 맞아 14일 강화군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서 ‘강화 망향배 시범 운항’ 행사를 열었다.

인천에 사는 실향민 어르신 25명 등 약 50명을 태운 망향배는 석포리 선착장을 출발해 그동안 일반 선박의 접근이 통제되던 교동대교 인근 수역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에 따라 운항했다.

운항 중 선상에서는 이시우 사진가가 남북 중립수역으로 지정된 한강 하구의 역사와 현황을 설명했고, 이어 최경만 피리 명인과 유지숙 서도소리 명창의 공연이 이어졌다.

실향민들은 ‘평화의 바람개비’ 돌리기 행사에 참여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3.5km 떨어진 수역까지 운항한 망향배는 교동대교 인근에서 뱃머리를 돌려 석포리로 돌아와 약 1시간 30분간의 짧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북한 연백군 온정면이 고향인 서경헌(77)씨는 “북한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배를 타게 돼 감개무량했다”며 “이 배가 그대로 북한으로 가면 어떨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70년간 강화 교동에서 살면서 고향이 앞에 있어도 가지 못해 답답했다. 함께 피난 왔던 부모는 고향만 바라보다가 돌아가셨다”며 “옛날 뱃길이 다시 열리기만을 고대할 뿐”이라고 염원했다.

망향배 운항은 15일 다른 실향민들을 태우고 1차례 더 운항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정부와 협력해 한강 하구 수역이 민간에 개방돼 또 하나의 평화 공간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남북은 10.4선언과 4.27판문점선언, 9.19군사합의를 통해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공동 이용하기로 합의했으며, 2018년 11월에는 남북 공동으로 한강하구 수로를 조사한 바 있다.

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 서해와 이어지는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당시 민간선박 항행이 보장된 중립 수역이었지만, 남북 대립으로 선박 출입이 통제돼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공간으로 남아 있다.

한강하구 구역도
한강하구 구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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