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 “엘베강 동부의 농업노동자 상태”요약2004/11/14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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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노동자 상태의 발전경향들”

막스 베버. 1991. “엘베강 동부지방의 농업노동자 상태의 발전경향들” 임영일, 차명수, 이상률 옮김. 『막스베버 선집』까치. PP 315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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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년과 1873년 행해진 사회정책학회의 조사 연구의 중요한 질문은 현재 노동자들이 충분한 임금을 받고 있으며 좋은 집에서 살고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독일내에서의 농업노동자들의 위치의 전체적인 발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들의 미래는 무엇인가였다.

시골에서는 경제적으로 ‘배부른 존재들’ 대신에 ‘궁핍한 농부’라는 잘 알려진 유형이 우리를 맞이한다. 국제적 경쟁이 전혀 없다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는 정치적 우위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며 진보하는 공업적 발전이 저지되지 않는 한, 정치사회적 위계상의 현저한 몰락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피한 결과이다.

세계 경제에의 편입은 반쯤은 지속적으로 지주들의 대경영에 의해 무시되었다. 전형적인 기사령 소유자는 자신이 마치 지방적 시장을 위하여 생산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농업을 경영했다. 구래의 노동제도와 사회계층은 동부의 인스트 관계(Instmann: 융커에 의해 고용된 노동자 계층. 가족단위로 1년 계약으로 고용되었으며 가족 전원이 항시적인 노동의 의무를 지고, 아이들이 어릴 경우 스스로 부역농부를 고용해야만 했다) 및 농장 날품팔이꾼 관계 속에서 유지되었다. 계속해서 농업노동자들은 지주의 지배에 복종하는 대가로서 토지를 급여받고 농업경영의 결과인 수확에 동료로서 참여하는 세호의 호주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세기 중에야 비로소 이러한 노동제도내에서도, 토지배당, 수익배당과 병행하여 그리고 마침내는 부분적으로 이를 대체하면서 화폐임금이라고 할만한 것이 도입되었다. 그렇게 된 연후에도 계속적으로 농장경영은 아직 압도적으로 가부장적으로 관리되고 지배되는 공동경제의 형태를 띠었다. 지주는 통상적인 고용주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개인적으로 지배하고 나아가 직접적, 물질적 이해의 상당한 부분을 노동자들과 공유하는 정치적 독재자였다.

농업노동자에 대립되었던 것은 ‘기업가’가 아니라 축소판 영주였다. 지주의 상업적 영리심의 결여와 노동자들의 무력한 체념은 상호보완의 역할을 했고 토지귀족의 전통적 경영방식과 정치지배의 심리적 버팀대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우위의 쇠퇴는 자본력 있는 부르조아에 의한 소유권박탈과 함께 강제적인 힘을 가지고 대농업경영주로 하여금 그가 이제껏 되어보지 못했던 것, 적어도 우선적으로 그것이었던 적은 없는 어떤 것이 되도록 한다. 그것은 순수 상업적 관점에서 경영하는 기업가를 말한다. 이제 농업경영은 농업적 대경영이 아니라 부르조아적, 자본주의적 대경영이 되며, 상승하는 대농적 경영과 합쳐져 부르조아적, 산업적 유형의 기업으로서 동질적 집단을 이룬다.

농업노동고용주의 일반적인 유형의 이러한 변화는 그에 대한 농업노동자의 위치에 대하여 다시 지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노동제도가 다양해지면서 개별 노동자의 상태가 순수히 개인적으로 형성된다. 이것은 중세의 농장영주제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그로 인해 상호간 동질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는 농업노동자계급은 동부독일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존재한 적이 없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근대적 발전은 우선 이러한 자연경제적 환경속에서 경제성의 원칙을 임금형태에서 보다 더 결정적으로 관철시키려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공통경제적 잔존물(토지배당, 타작배당, 목초지배당)을 제거한다. 이와 함께 모든 농업경영에 특히 일한 양에 따라 측정되는 화폐 성과급체계의 형태로, 화폐임금이 강요된다.

이러한 변화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농부 농업노동제도가 지니는 여러 특징에 관하여 보다 상세하게 논하여야 한다. 과거에는 계절에 따라 필요로 하는 노동력의 양이 극히 심하게 변동한다는 점에서 농업에서 항시고용노동자와 계절노동자간의 전형적인 구별이 이루어졌다. 전자는 주로 현물로, 주로 화폐로 보수를 받는다. 경영양식의 근대적 개혁에 의해 초래되는 노동제도의 변화는 전체 노동자계급의 구성에 관련될 뿐만 아니라 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범주의 유형에도 관계된다. 항시 고용노동력의 임시고용노동력에 대한 비율이 변하며 나아가 항시고용노동자 및 임시고용노동자 각각의 외관이 변화하고 있다. 전자는(인스트만) 급격히 쇠퇴하고 있으며 가장 장려되고 있는 항시고용의 계약노동자의 유형은 오히려 데푸탄트(Deputant)로 바뀌고 있다. 데푸탄트란 일년 내내 노동할 의무를 지고 농장 내의 가옥에서 무료로 혹은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며 노동일수에 따라 일당으로 혹은 비복에 대한 급여처럼 일정한 연급으로 지불되는 얼마 안 되는 현급급료 이외에 식사 대신에 이에 상당하는 현물을 지급받는 노동자를 말한다.

그러나 발전의 과정은 데푸탄트 관계를 넘어서서 오로지 혹은 거의 화폐로만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꾸준한 증가로 전개되어 간다. 현물로 지급 받는 노동자의 상대적 중요성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곧 자유노동계약이 화폐임금을 받고 자기 땅 위에서 혹은 임차한 토지 위에서 거주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농촌에 파고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노동자의 경제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지만 노동자들은 화폐임금을 원하게 된다. 그것은 이러한 변화가 농장경영 및 농장주의 자의에의 예속으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세의 화폐지대가 농민의 개인적 자유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표현이듯이 오늘날 농민들에게 화폐임금 역시 그러하다. 농업노동자들은 물질적으로 종종 보다 형편이 낫고 항상 보다 안정적이지만 예속적인 상태를 버리고 인간적 해방을 추구한다. 사태발전의 이러한 결정적인 심리적 측면은 이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의식되지 않은 채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다.